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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기 돌파, 기독교 네트워크로 가능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촉즉발 발언들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기운마저 감돌고 있는 분위기 속에 마냥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속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국면을 풀어가기 위한 해법의 하나로 세계교회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 설득력을 얻고 있다.

WCC 세계교회와 선교위원회(CWME) 총무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사역하고 있는 금주섭 목사(예장 통합)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중국에 선물로 주고 북한 폭격을 묵인할 것을 훈수했다. 망나니 같은 김정은을 혼내자고 강경책을 쓰자는 국민들도 있지만 군사전문가들이 일천만 명의 희생자가 날 것이라는 예측에 자기 가족과 재산은 예외로 생각한다”며 “한반도 문제는 강경책이 아니라 외교로 다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목되는 점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각 국가의 교회와 맺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평화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 점이다.

금주섭 목사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한반도 문제에 대해 조언할 위치에 러시아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키릴 총대주교를 초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합의사항을 푸틴에게 말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이 어떠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WCC가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러시아정교회를 통로로 전달했을 때 일주일 만에 푸틴 대통령이 관련 성명을 발표한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현재 WCC에는 전 세계 145개국 349개 교단이 가입돼 있다. 지난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는 매년 8월 15일 직전주일을 한반도 평화주일로 지키기로 결의했으며, 매년 광복절에 맞춰 공동기도문을 발표해 지금까지 지켜가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3년 2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단이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정교회 본부를 방문해 러시아정교회 대외협력국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진 바 있다. NCCK 제공

하지만 지금보다 각국 정부에 한반도 문제를 상기시키기 위해서는 세계교회 네트워크가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최근 3년간 미국과 유럽 등을 순회하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서명 캠페인을 전개했다. 평화협정을 체결해 한반도 내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긍정적 취지에도 불구하고 폭발력 있는 동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더구나 NCCK의 약화된 운동성과 회원교단의 무관심으로 인해 국내에서 더 외면받고 말았다.

아시아교회협의회(CCA)는 지난 13~17일 미얀마 양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총회 현장에서는 최근 급박한 한반도 문제를 두고 WCC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총무와 한국교회 회원교단과 단체 대표단이 긴급 간담회를 갖고 한반도 위기에 대한 호소와 행동에 나설 것을 논의했다.

문제는 실제 이런 논의가 세계교회 동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있다. CCA 총회에 참석한 예장 통합측 인사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회의를 하긴 했지만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고 아쉬워한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여러 국가의 교회들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추후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현재 북미관계를 고려할 때 북한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회의 노력도 요구된다. 이와 함께 미국 보수교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동향도 중요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아시아 순방일정에 맞춰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하고 국회에서 연설까지 할 예정이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의 핵심목적이 북한 문제 해결에 있다”고 할 정도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기여한 미국 보수 기독교계가 한반도 평화와 대화국면을 위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 줄 것을 한국교회가 요청할 수 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미국 내 교단들과 연계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평화적 외교 노력을 촉구하는 것이다. 예장 통합총회는 미국 장로교(PCUSA),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미국 감리교(UMC), 기독교한국침례회는 미국 남침례회(SBC), 대한성공회는 미국성공회(PEC) 등 교단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미국 보수 기독교계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한국교계 인사들의 역할도 주목된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도록 물밑 민간외교를 한 인물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였다. 오랜 세월 미국과 친분을 유지해온 만큼 미국교회뿐 아니라 정치권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공회당 출신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막역할 정도로 미국 정치권 내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면서 당선에 일조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김 목사와 함께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계를 활용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지난 18일 글로벌투자은행 UBS는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20%에 불과하다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없다고 진단했다. 14일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며 ‘안정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피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쟁 가능성은 적지만, 북한 핵실험과 북미간 위협적 수사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일으키는 주요 불안요인이다. 이 같은 긴장은 한국경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북한이지만 유엔 등 국제무대 동향을 볼 때 해외여론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문제가 대화로 해결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목소리를 낸다면 대화 테이블이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중요한 모멘텀을 종교계가 제공할 수 있고, 그 네트워크는 이미 갖춰져 있다.

이인창/ 기독교연합신문 기자

*이 기사는 기독교연합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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